Errances

9 février 2022

Plante

Filed under: - zeon — zeon @ 00:54

2020년 3월 29일에 쓴 일기

나는 사람들이 왜 식물을 기르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. 일주일에 한 번 물만 주는데도 쑥쑥 자라는 식물들을 보며 성장이라는 걸 시각적으로 느낀다. 그러면서 나도 이 식물들이 이만큼 자랄 동안 나도 같이 자랐겠지 하고 생각해 보는 거다. 정체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은 줄기에 작은 꽃 봉우리가 생겼을 때 사라진다. 그렇다고 물만 줘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. 햇빛이 들면 햇빛 아래 뒀다가, 또 햇빛을 너무 많이 쬐면 시들해지니 다시 그늘이 있는 곳에 놔줘야 한다. 또 환기도 시켜 바람도 쐬게 해줘야 하고 이파리에 먼지가 쌓이면 닦아주고 오늘은 얼만큼 자랐는지도 봐줘야 한다. 나는 나를 쉽게 방치하지만 이 초록 생물들을 죽게 만들 수는 없다. 초록 식물들을 돌보는 것에는 큰 힘이 들지 않으니 이들에게 물을 주고 햇빛을 쬐게 해줄 힘만 낸다면 그 다음은 남은 힘으로 발에 힘을 주고 일어나 설거지도 하고 산책도 나가고 책상 앞에 앉는 힘도 내는 것이다. 오늘은 이 초록 식물들에게 물을 줬으니 내일 아침엔 내게 물을 줘야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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